📖 2021 알라딘·예스24 올해의 책
🏆 2021 출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 선정
✍️ 2021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 예스24 독자 선정 2021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선정
🏫 광명시·울산시·의정부시·광주시 동구 2022 올해의 책
📚 『지구 끝의 온실』 첫인상
중간고사 지옥에서 벗어나 맞이한 방학, 오랜만에 책을 다시 집어 들었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며 도서관을 둘러보는데,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마치 “나 여기 있어!” 하고 손을 흔드는 듯한 제목과 감각적인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음… 일단 첫인상 합격! 그런데 작가 이름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어라? 이 작가는?” 🫢
김.
초.
엽.
내가 김초엽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책이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 읽은 책이라 리뷰를 남기지는 못했지만, 한국에 이렇게 감각적인 SF를 쓰는 작가가 있다니! 하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단편 모음집이라 조금 아쉬웠는데, 이번엔 장편소설이라니! 그 순간 기대치가 확 올라갔다.
그래서 이번 독서 리뷰는, 내가 기억하는 몇 안 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인 김초엽 작가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이다.
🚨 내 머릿속 디스토피아 3종 세트
"지구가 멸망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멸망할까?"라는 상상해본 적이 있다.
첫 번째는 기후 위기.
(매년 여름마다 점점 심각해지는 폭염을 체감하면서, 매 번 몸으로 느끼는 위기다 🥵)
두 번째는 기술 발전을 통제하지 못한 인류의 멸망.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인공지능의 폭주나 통제 불능의 기술이 만들어낼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떠올릴 수 있다)
세 번째는 외계 문명의 침략.
(소설 삼체가 생각나서 그냥 한번 적어봤다 🤣)
그리고 이번에 읽은『지구 끝의 온실』은 기후 위기를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 책 내용 (스포 최소화)
앞서 말했듯 이 소설은 기후 위기를 주요 테마로 다루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더스트(Dust)’라는 현상이 있다.
더스트는 미세한 입자들이 대기 중에 가득 차 시야를 가리고, 호흡조차 어렵게 만드는 일종의 재난이다. 특히 붉은빛을 띠는 먼지라는 점이 인류가 멸망 직전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마스크와 보호 장비 없이는 외출조차 힘든 환경에서 살아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더스트에 내성이 생기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인류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더스트로부터 안전한 ‘돔 시티’에서 보호를 받는 사람들과, 돔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밖에서 살아가는 방랑자들이다.
이 소설은 특히 돔 밖에서 더스트의 위험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방랑자’라 불리며, 그들 중에는 서로가 서로를 약탈하는 사냥꾼 같은 집단도 있는 반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으며 손을 내미는 이들도 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자연스레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책의 전개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더스트 이전, 대혼란의 무정부 상태였던 디스토피아적 과거와, 더스트가 종식되고 안전이 회복된 현재를 교차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키워드가 바로 ‘모스바나’라는 식물이다.
해월이라는 지역에서 모스바나가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번식하기 시작하면서, 더스트 생태 연구소의 직원인 아영은 이 식물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의 연구가 과거를 파헤치는 열쇠가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깊어지고, 결국 책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마무리하며
책 속 디스토피아의 핵심 키워드인 ‘더스트’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영화 인터스텔라였다.
인터스텔라는 기후 위기로 인해 인류가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반면, 『지구 끝의 온실』은 그 스케일을 지구에 고정해두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무래도 기후 변화와 먼지라는 소재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인터스텔라가 떠올랐던 것 같다.
현재(이야기 속 시점)에 등장하는 인류는 과거와 달리 매우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문명은 사실, 과거 혼란 속에서 서로를 죽이고 빼앗으며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 위에 세워진 것이다.
그래서 문득 이런 질문이 들었다.
“이들은 스스로가 더스트에서 살아남아 문명을 재건한 위대한 존재일까?
아니면 혼돈 속에서 서로를 죽이고 빼앗으며 간신히 생존한 자들의 후손에 불과한 걸까?”
“그래서 나는 책을 덮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문명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전공자 관점에서 본 흥미로은 기술
SF 소설답게 책 속에는 흥미로운 기술들이 등장한다.
모스바나의 과거를 추적하던 아영은 지수라는 인물을 알게 되고, 한국에서 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수의 과거 기억을 직접 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는 IT 전공자로서 굉장히 흥미로운 기술로 느껴졌다.
이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가 떠올랐다.
뉴럴링크는 뇌에 작은 칩을 이식해 전기 신호를 이용하여, 사람의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물론 책 속에는 온몸의 70%가 기계인 사이보그 레이첼 같은 캐릭터도 등장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아영이 지수의 시각 정보를 공유받는 장면이었다.
처음에는 “뉴럴링크는 단순히 생각만으로 전자기기를 조작하고 계산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일 뿐” 이라고 생각했는데, 책 속 묘사를 보면서 “만약 텍스트를 넘어, 그 순간의 시각적인 이미지와 감정까지 칩에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게 됐다.
만약 이런 기술이 현실화된다면,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 같은 의료 분야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생에서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시각적으로, 감정적으로 생생하게 다시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처음 태어난 순간의 시각과 감정을 부모가 저장해두었다가, 아이가 다 큰 뒤에 그 순간을 그대로 전달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그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진정한 가치가 있는 기술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상상력은 내 생각의 경계를 한 번 더 확장시켰다.
“그래 맞아, 이 맛에 SF 소설 읽는 거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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